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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재즈 매뉴얼] 1. 재즈팝, 재즈힙합, 로파이(Lo-fi)

재즈

by suhyuk 2020. 9. 17. 03:16

본문

https://youtu.be/hwKZxdhu95E

[Tom mish - Movie]

 

*본문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줄 개념들은 맨 밑에 따로 빼두었습니다. 

*본문 밑에 재즈에 입문하기 전 들어볼 만한 노래들을 소개해두었습니다.

 

<이해를 위한 재즈의 발달>

전통적인 재즈
---> (현재) 아방가르드 재즈, 프리-폼 재즈, 컨템포러리 재즈 등

        재즈팝(1930~) : 재즈에서 나왔으나 구분되어 이야기됨
         ---> 재즈팝

        팝재즈 : 재즈 비트 등 재즈의 요소들을 빌린 팝의 갈래
         ---> 재지한 팝           

 

힙합의 한 가지 갈래, 재즈와 융합
---> 재즈힙합

 
*단순히 이해를 돕기 위해 구분한 갈래고, 음악들의 갈래가 정확하게 나뉘는 것은 절대로 아닐 뿐더러 갈래를 굳이 나누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입맛을 찾아갈 때나 재즈를 공부할 때 이렇게 이해하시면 더욱 편할 듯 해 구분지어 보았습니다.

*팝재즈는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들어낸 용어이며, 뿌리를 팝에 두고 있는 재즈+팝 장르를 의도합니다. 

*재즈팝과 재즈힙합에 관한 이야기가 많아서, 둘을 쪼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링크를 타고 들어가시면 됩니다.

재즈팝 : gam-sang.tistory.com/12

 

[미니 재즈 매뉴얼] 1-1. 재즈팝

재즈 -----> 재즈팝 (대중적인 멜로디를 가진 재즈) 팝 ------> 팝재즈 (재즈의 특징을 빌려온 팝) 재즈팝과 재즈힙합을 구분해 소개하기로 했다. 엄밀히 말하면 재즈, 재즈팝, 재즈힙합은 서로 다른

gam-sang.tistory.com

 

재즈팝과 재즈힙합. 팝송 좋아하면 다들 접해봤고 좋아할 장르다. 왜냐, 재지하면 더 힙하니까. 재즈힙합의 한 갈래로 로파이도 있다. 뉴트로의 열풍과 함께 LP의 부활이 미약하게 일어났고, 로파이는 그런 LP의 분위기에 훌륭히 편승한 재즈힙합 장르다*. 이렇게 보면 재즈의 미래가 재즈팝과 재즈힙합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재즈팝이나 재즈힙합으로 재즈를 접하는 것은 아주 긍정적인 일이다. 이제 와서 '갑자기 클래식에 눈을 떴습니다. 작곡하겠습니다, ' 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재즈 입문도 결국 분위기 살리러 재즈바를 갔다가, 재즈팝을 듣다가 어쩌다 시작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튼 재즈팝과 재즈힙합이다. 어떻게 재즈와 팝이, 재즈와 힙합이 만났느냐, 이유는 꽤 간단하다. 첫 번째는, 재즈가 옛날에 팝의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고, 당시에는 재즈와 팝의 경계 또한 꽤나 모호했기 때문에 요즈음 자주 들리는 재즈팝도 어디선가 갑자기 태어난 장르가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재즈힙합은 비교적 뜬금없는 갈래가 맞다. 두 번째, 재즈힙합이 어떻게 만났느냐, 요즈음의 입맛에는 재지한 게 더 신나기도 하고, 훨씬 세련돼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펑크, 일렉트로닉 장르도 만나서 정말 다양한 요소들이 섞인 재즈힙합들이 생겨났다.

 

이상하게 그냥 재즈라 하면 반백년이나 준백년쯤 된 음악들이 맞는데, 재즈팝 듣다 보면 재즈팝이 1999년 가요들보다 힙하고 세련됐다. 사실 재즈팝과 재즈를 같이 생각하면 안 된다. 말하자면 '정통' 재즈의 명맥을 잇는 줄이 따로 있고, 곁가지들로 이런저런 장르들과 혼합된 재즈 겸 팝, 재즈 겸 힙합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재즈 장르가 유행을 탄다고 분류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사실 과거에서부터 연속하게 연결되는 현재의 재즈 장르들을 살펴보면 굉장히 난해하고 복잡해 이해하기에 난이도가 너무 높은 경우들이 태반이다. 재즈팝이나 재즈힙합이라면 전통적인 재즈의 느낌을 잘 변형한 팝과 재즈라고 생각하는 편이 옳다. 곁가지라고 했지만, 넓게 보면 재즈의 또 다른 명맥이기도 하다. 어쨌든 원래의 문제로 돌아가서, 재즈가 올드하지 않고 세련된 것이 아니다. 우리가 공부할, 그리고 재즈바에서 들을 재즈들은 올드하고 지루한 것이 많다. 

 

그러다 보면 간단한 의문도 든다. 재즈랑 팝 느낌이 동시에 나는 이 음악은 재지한 팝이냐, 팝시한 재즈냐. 사실 재즈팝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이 재즈에 가깝냐 팝에 가깝냐 하는 문제인 것 같다*. 이 질문은 '재즈의 유별난 특징이 무엇이냐'는 유의미한 질문으로 옮겨간다. 물론 재즈팝에서 재즈와 팝을 굳이 구분할 필요는 어디에도 없고, 음악에 굳이 장르를 구분하는 것도 아무 중요가 없는 일이다.

 

재즈를 겉부터 핥는다면 재즈팝과 재즈힙합으로 핥는게 먼저가 맞다. 말했듯이 재즈와 팝 사이에 정확히 중간선을 긋는 것은 어렵고 무의미하지만,포스트를 쓰면서 한쪽 극단에 치우쳐져 있지 않은 아티스트와 음악을 꼽아야 하는 입장으로는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최대한 재즈의 느낌이 살아있는 재즈팝과 재즈힙합 아티스트와 앨범들을 나열해보겠다. 가능한 대로 유튜브 링크도 함께 올려두겠다. 앨범 추천의 경우에는 유튜브에 검색하면 친절하게도 나온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재즈에 관한 세세한 지식들은 함께 설명하지 않고 맨 아래로 내려두었다. 처음에는 개념보다 노래를 들어보는 것이 훨씬 좋다. 관심이 생겨야 공부도 할 마음이 들고, 관심이 생겨도 공부를 할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있다. 어쨌거나 괜찮다. 심심풀이 정도로 아래의 별표 개념들을 살짝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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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 Misch의 일부 노래들(Movie) : 한국인이 사랑하는 재즈팝 1번에 올려도 된다고 생각한다.

Nujabes의 일부 노래들(Reflection Eternal, Luv(sic.) Pt.3) : 샘플링+비트 위주의 일본 천재 아티스트. 지금은 유명을 달리하셨다. 

BLAZO의  'Colors of jazz' 앨범 : 누자베스와 비슷한 느낌이다. 좀 더 힙한 비트 위주. 가사가 없다는 뜻.

Marc Rebillet의 Bridge : 이 노래 빼고 나머지는 전부 재지함과는 거리가 멀다. 펑키 일렉트로닉 아티스트. 유튜브 스트리머 출신.

Mac Ayres 일부 노래들(Get to you again) : 맥 에이레스*가 재즈도 잘했다고 한다. 

재지팩트(Jazzyfact) 빈지노의 달리 반 피카소(Dali, Van, Picasso) : 1959년에 나온 챗 베이커*의 Alone Together을 샘플링했다. 

퀸시 존스(Quincy Jones)*의 Everything must change : 팝과 재즈의 어중간한 사이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갈래에 있다. 

Kudasai의 노래들(the girl i haven't met) : 로파이에도 유명 아티스트가 생겼다. 기계누나 '쿠다사이'가 매번 들어가는 것만 빼면 완벽하다.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일부 노래들(For Free?) : 정통 재즈 위에 랩을 얹었다. 이상하면서 어울리는 조합. 재지한 노래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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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eRcBMM-syVc

https://youtu.be/Gx2jDQ9JHSQ

https://youtu.be/4Pc2fMEGVR0

https://youtu.be/Thz_a4SSvqk

https://youtu.be/FY0EtbilIGY

https://youtu.be/TcbC9nJBlLc

https://youtu.be/p0zIbYCu7Yc

www.youtube.com/watch?v=4pn9LPbFReQ

www.youtube.com/watch?v=XDpoBc8t6gE&list=RDQMhy_wt0oOrVE&start_radio=1

www.youtube.com/watch?v=_ZTYgq4Eo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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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 Ayres를 포함해 PREP, 혼네Honne, Sun Rai, Cigarettes after sex 을 좋아한다. 조금 더 인디하게 맥 밀러(Mac Miller)나 Brahny, Feng Suave 등도 뽑을 수 있다. 아주 유명하면서 왠지 인디한 포스트 말론도 있고. 각자 마음속 1등을 넣으면 된다.

위에 언급한 아티스트들 모두 재지한 구석이 있는데, 역시 구분이 아주 애매하다. 그래서 이것도, 이것도, 하고 다 넣기에는 조금 어려운 느낌이 있었다. 각 아티스트들 별로 따로 음악 추천 목록에 천천히 올리도록 하겠다.

 

*챗 베이커(Chet Baker)재즈 트럼페터면서 보컬리스트다. 이상하게도 1929년생이라기엔 아직도 세련되고 힙한 노래들이 많다. 재즈의 여러 사조들 중에 가장 세련되고 요즘 입맛에 맞는 쿨 재즈, 웨스트-코스트 재즈 아티스트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만큼 현재 인기가 아주 많다. 세련되고 가사도 있다는 점에서 재즈팝이나 재즈힙합에서 자연스럽게 넘어가도 위화감이 별로 없다. 쿨 재즈를 재즈 입문의 대표 사조로 생각하자면, 빌 에반스, 오스카 피터슨과 함께 재즈를 공부할 때 맨 처음으로 들어볼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쿨 재즈, 웨스트-코스트 재즈에 관한 이야기는 이후의 포스팅에서 찬찬히 다루겠다.

 

*퀸시 존스(Quincy Jones)는 Thriller를 포함한 마이클 잭슨의 앨범 세 장과 기타 여러 유명한 앨범들을 마스터링 한 유명 아티스트이다. 마스터링의 장인, 최고조의 아티스트로 불리는 퀸시 존스는 마스터링을 하기 전에 음악도 만들었다. 재즈에 뿌리를 두고 최신 입맛을 살려 코러스와 금관악기들이 열일하는 재즈 음악들을 만들었다. 재즈와 팝의 사이를 있는 교량과도 같은 사람인데, 재즈와 팝의 사이 어딘가에 있다고 말하기는 너무나도 송구하고, 차라리 아예 다른 갈래에 있는 듯한 느낌이 더 강하다. 귀에 닿는 부분의 반대 부분이 뚫려있는 헤드폰의 한 종류인 오픈-백 헤드폰이 공간감을 살리고 베이스에 너무 큰 강세를 두지 않아 재즈 감상용으로 아주 탁월하다고들 하는데, 재즈를 위한 추천 오픈-백 헤드폰의 2위까지도 넘보는 아카게AKG 사의 Q701 헤드폰의 Q가 퀸시 존스의 Q이다. 자신의 입맛에 맞게 만든 레퍼런스급 헤드폰으로 플랫한 사운드가 일품. 퀸시 존스 헤드폰으로 퀸시 존스가 마스터링한 퀸시 존스 앨범 CD를 듣고 정말 귀가 터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들었던 노래가 바로 저 Everything must change였다. 낮은 음도 높은 음도 모두 잡으면서 화려하게 귀의 만족감을 높이는 그런 음악들을 듣고 싶다면 퀸시 존스가 최고의 선택이다. 재즈가 아니어도 좋다.

 

본문 중에서

 

*로파이(Lo-fi)

 로파이(Lo-fi)는 'LOw-FIdelity', 즉 저음질의 음악 장르인데, 보통 여러 음악들에서 샘플링(일부를 따오는 일)을 하고 그 파편들을 합쳐 하나의 로파이 음악을 만드는 식이다. 샘플들을 단순히 합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합쳐 만들어진 노래에 저음질의 느낌을 주기 위해 LP의 지지직거림이나 이런저런 소음 등을 일부러 집어넣는다. 그렇지만 노래가 그런 억지 LP 느낌을 넣고서도 센스 있고 특히나 편안하게 들리려면 당연히 원래 LP인 옛 노래들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고, 실제로 이 방법이 저작권법에 발목 잡히지 않는 방법이기도 하므로 많은 로파이 음악의 샘플링이 이 LP 음악들에서 뽑히곤 한다. LP의 두 맥인 클래식과 재즈 중에는 당연히 재즈를 선택하는 편이 나으니 로파이는 LP 재즈 샘플링, 또는 재지한 최근 음악의 샘플링이 주가 되었고, 그렇게 현대적 재지함을 극-대로 살린 힙한 갬성과 함께 뉴트로의 메인 줄기를 집어채고 흐르는 로파이가 완성되었다.

 

* 재지한 팝과 팝시한 재지는 어떻게 구분할까

모든 음악은 형식상 박자와 음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재즈가 고유 아이덴티티를 가질 수 있게 해 준 것도 다른 장르와 차별화된 특별한 박자와 특별한 음계다.

여기서 재즈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들이 나온다.

 

모든 박자의 기본인 4/4박자가 대부분의 장르의 음악에서 '하나, 둘, 셋, 넷' 인 것에 비해,

재즈에서는 '하나 그리고 둘 그리고 셋 그리고 넷 그리고' 또는 '하나 '둘' '그리고''넷 '그리고''로 표현되는 박자를 사용하고,

7개의 음으로 구성된 일반 음계와 달리

재즈에서는 '블루 노트 스케일'이라고, 피아노에서 표현될 수 없는 음을 포함한 6개로 이루어진 음계를 사용한다(주로 블루스, 즉 블루 노트를 사용하는 경우에 그렇다. 1940년 비밥 재즈 이후로는 재즈에 클래식을 많이 접목해서, 일반적인 음계를 사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지만 블루 노트의 느낌은 (C key에서) 파와 파샾을 동시에 누른다던지, 재즈에서 주로 사용되는 여러 화음들을 사용한다던지 하는 방법들로 아직 분위기는 이어져오는 셈이다).

 

거기다 재즈에서 주로 사용되는 '드럼, 콘트라베이스, 피아노, 색소폰, 트럼펫, 트럼본'의 악기들에서 나오는 '피아노 + 베이스 + 드럼'의 트리오 구성이나, '색소폰 + 피아노 + 베이스 + 드럼'의 퀸텟 구성 등의 특별한 악기 조합들도 재지함을 만드는 데에 큰 역할을 하며,

뿌리를 즉흥 연주에 두고 있는 것만큼 정신적인 면과 음악의 진행에서 보이는 자유로움도 재지함을 만드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

 

재즈도 팝도 서로 영향을 많이 주고받아서, 재지한 팝도 있고 팝시한 재즈도 있다. 또 비밥 재즈 이후로 재즈가 클래식의 영향을 많이 받아 재즈에 클래식한 느낌이 많기도 하다. 다른 장르들과도 마찬가지다. 음악 갈래들의 구분선이 점점 모호해진다는 것이다.

재지한 팝과 팝시한 재즈를 어떻게 구분하냐, 그건 음악의 형식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상대론적인 관점에서 아티스트가 어디에 뿌리를 두느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악의 형식만 따지기에는 재지함이나 팝시함을 주는 여러 특징들 중 어느 것에 무게를 실을지의 문제가 너무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구분선이 모호해진 만큼 둘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고, 또 음악에 장르를 굳이 부여하고 선으로 가르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순전히 재미 삼아 - 둘을 완벽히 가르는 어떤 선 같은 것을 생각한다면,

가장 좋은 구분선을 찾으려면 음악적 특징만이 아닌 아티스트의 의도와 뿌리를 함께 생각하고 나만의 주관적인 결론으로 그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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